한남동 골목 끝, 간판도 작은 편집숍이 있다. 매장 안 옷걸이에는 서른 벌 남짓한 옷만 걸려 있다. 주인 서지안은 “많이 파는 것보다 오래 남는 것을 들인다”고 말한다.
그가 옷을 고르는 기준은 세 가지다. 원단을 만졌을 때 손에 남는 느낌, 세탁 후에도 형태가 유지되는지, 그리고 5년 뒤에도 입고 싶을지. 이 세 가지를 통과하지 못하면 아무리 잘 팔릴 옷이라도 들이지 않는다.
비어 있는 공간도 진열이다
매장이 넓은데도 옷이 적은 이유를 묻자 그는 빈 벽을 가리켰다. 옷과 옷 사이에 여백이 있어야 손님이 한 벌 한 벌을 제대로 본다는 것이다. 진열대 위의 화분과 의자도 모두 그 여백을 위해 고른 것이다.

편집숍은 결국 주인의 취향을 파는 곳이에요. 그 취향을 믿어 주는 손님이 있어서 버틸 수 있죠.
서지안, 편집숍 대표
그는 요즘 국내 신진 디자이너의 옷을 더 많이 들이고 있다. 대량으로 만들지 않아 수량은 적지만, 그만큼 손이 많이 간 옷들이다.